• [김재은 대표] 촉매, 존재 너머의 가치
  • 15.02.12 13: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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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10년이 지난 후배가 있다. 음식 프랜차이즈와 공간비즈니스에 관심이 많고 나름 전문가 수준에 이른 멋진 친구다. 그 친구가 가끔 하는 말이 자신은 세상의 촉매가 되겠다는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평소 그 친구의 성품이나 행동거지를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야기라 고개를 끄덕거리곤 했다.  


촉매!~ 
언뜻 들어보면 친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단어이다. 촉매는 화학반응에서 반응속도를 조절해 주는 물질이다. 구체적으로는 화학 반응에 참여하여 반응 속도를 변화시키지만, 그 자신은 반응 전후에 원래대로 남는 물질이다. 
우선 단답형 정답 교육에 익숙한 지난 학창시절을 떠올려 촉매하면 떠오르는 것이 과산화수소의 분해반응에 넣어주는 이산화망간이다. 이산화망간을 넣어주면 분해속도에 영향을 주어 산소 발생을 빠르게 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반응 후에도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촉매 그 자체보다는 촉매의 역할이다. 
반응 전과 후에 자신은 그대로이지만 촉매는 반응 중에는 자신을 잃어간다. 그리고 반응이 끝났을 때 다시 자신으로 돌아온다. 드러내지 않으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지만, 결국엔 자신은 그대로 살아나 ‘당당한 나’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자신의 이해를 쫓아 자신을 드러내느라 급급한 세상에 촉매같은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자랑질(?)은 물론이고 글 하나 올려놓고 좋아요를 눌러주기를 기다리는, 좋아요에 사활을 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교에서는 보시 중 최고의 보시를 무주상보시라 한다. 남을 돕되 도왔다는 생각마저도 내려놓는 엄청난(?) 단계 의 삶을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성경에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는 것도 그 궤를 같이한다. 

행복은 누가 나를 인정해주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나 이외의 존재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에서 오는 것이다. 누구를 도왔다는 것을 의식하다 보면 이는 나중에 기대감으로 이어져 결국엔 배신감을 맛보는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도왔으니 너도 나를 도와야 한다는 것은 나의 바램일 뿐 내 통제권 안에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촉매적 삶은 상생의 길을 만들어가고 궁극의 행복을 얻는 길이 될 수도 있다. 남은 물론 진정으로 나를 위한 지혜로운 삶은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가 할 바를 해 나가는 나만의 촉매가 되는 것이리라. 삶의 비밀을 알아버린 내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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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당시 16 세)
박수진 (당시 16 세)
* 성 별: 여
* 신 장: 157cm
* 두 발: 단발형
* 상 의: -
* 하 의: -
* 신 발: -
* 신체특징: 인중과 왼쪽 무릎에 흉터 있음. 글씨만 오른손으로 쓰고, 일상생활은 왼손으로 생활함. 하교길에 실종되었음. http://sujin.sunmoon.ac.kr 참조
* 발생일자: 2004년 10월 9일
* 발생장소: 충남 천안시 성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