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은 대표] 설거지의 행복
  • 14.09.23 09: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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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이야기의 시대이다. 스토리텔링을 넘어서 스토리라이팅(story-writing)의 시대이다. 인생사 무엇 하나 이야기가 아닌게 없지만. 
오늘 교차로 첫 칼럼,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것이 설거지, 설거지 이야기이다. 
아니 웬 설거지? 스스로도 의아해 하면서 돌아보니 어언 15년이 넘게 우리 집 설거지를 
독점적(?)으로 해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우선 난 설거지를 ‘돕는다’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맞벌이든 외벌이든 남자는 설거지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에서 늘 (누군가를) ‘돕는다’의 차원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기꺼이 하지 못하고 늘 생색내기가 뒤따른다. 고마운 인사라도 받아야 하는 것처럼.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설거지는 누가 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기라도 하나? 어찌보면 
자신의 식사 뒤치다꺼리하는 것이기도 하니 자신의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일이 아닌 돕는다는 생각으로 하는 일은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설거지만큼은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어떨까. 

설거지를 하다 보면 우리 가족이 함께 살아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집에 설거지가 나올리 만무하기에 ‘살아있음’이 진한 고마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음식장만은 해도 설거지는 대부분 귀찮아 하기에 내가 도맡아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 먹은 그릇들을 씻다보면 내 마음도 함께 깨끗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그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바로 메모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옥의 티이기는 하지만. 그러고 보니 ‘설거지 명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난 이를 예상치 않은 즐거움, 세렌디피티라 부른다.
설거지의 역사보다는 짧지만 난 2005년부터 10년째 매주 월요일 수천명의 지인들에게 ‘행복편지’를 써왔다. 삶의 느낌과 생각들을 나누는 일을 쉼없이 뚜벅뚜벅 해 나오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행복은 뭔가를 계속 반복했을 때 오는 작은 즐거움이라는 것. 그러기에 행복(幸福)은 반복해서 행하는 행복(行複)의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일상속에서 작은 실천을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일은 그래서 소중하고 가치로운 일이다. 누가 말했던가. 일상을 놓치면 행복에서 멀어진다고. 뭔가를 귀찮아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발밑에서 당신을 기분좋게 할 보물,세렌디피티가 꿈틀거리고 있음을 생각하자. 자! 오늘 그런 작은 일상의 습관을 하나 찾아 실천해보자. 설거지가 아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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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선 (당시 5 세)
우정선 (당시 5 세)
* 성 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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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발: 단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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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특징: 앞니 아랫니가 1개 빠졌음, 평발, 보조바퀴 달린 두발자전거 타고 있었음(노란 바구니 달렸음)
* 발생일자: 2004년 9월 19일
* 발생장소: 경기도 광주시 역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