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섭 시인] 삶을 되새김하자
  • 09.01.02 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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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바꾼 것처럼 365일이 새롭게 펼쳐졌다. 한 해의 출발점에서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추스르며 한 해의 지표를 세운다. 거창한 목표나 특별한 소망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반추해 보고 싶다.

지난해는 단순 명쾌하게 ‘부지런하게 살자’고 했다. 나태해지고 느슨해지기 쉬운 퇴직 이후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소박한 다짐이었다. 두 가지 큰 행사를 치르면서 “부지런하다”는 말을 들어 그 다짐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

한가지는 한 신문사 전직 사우회 결성의 산파역을 맡아 출범시킨 일이다. 주소와 연락처를 파악하여 초청장을 보내고, 한 사람씩 참여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만만찮았다. 성황리에 창립총회가 끝난 뒤 추진 멤버였던 한 동료가 “사우회 결성은 당신 작품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이루기 어려웠다”고 격려하여 보람을 느꼈다.

또한 자식 결혼시키는 것도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상견례서 결혼식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 ‘일륜지 대사’라는 말을 실감했다. 직장을 떠난 지 몇 해 되어 예식장이 썰렁하지 않을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많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았다. 졸수(卒壽)의 언론계 대 선배부터 제대한지 40년 된 군대 전우들까지 찾아주어 반갑고 흐뭇했다. “부지런하게 덕을 쌓은 결과”라는 선배의 말이 큰 위안이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 지표는 ‘삶을 되새김하자’로 정했다. 젊었을 적은 물론 요즘도 가끔 “나는 어디쯤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 아직 이루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나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에 맴도는 것 같아 두렵다. 차분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는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절망을 절망이라고 말할 때 희망이 생기듯이 내 삶의 흠결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싶다.

소는 농경사회의 노동력이자 운송 수단이었고, 급할 때 목돈을 장만할 비상 금고였다.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하여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으로 비유하던 시절도 있었다. 소가 남긴 뿔로 화각 공예품을 만들고 쇠가죽으로는 북과 장구, 소고 등의 악기를 구성한다. 그래서 ‘소는 하품 밖에 버릴 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유익한 동물이다. 요즘도 일부 지방에서는 정월 대보름께 그 해 풍년을 기원하는 소놀음굿을 하고, 해마다 소싸움축제를 펼치는 지자체들도 많다. 소 등에 목동이 앉아 피리를 부는 민화를 보면 여유와 평화를 느낀다.

소의 되새김 같은 삶의 반추(反芻)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앞만 보고 달려 온 삶을 곰곰이 되돌아보면 잘 한 일도 있겠지만 후회되는 일도 허다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되○○○고 되새겨 본 허물을 깨달아야 변화와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소걸음처럼 느리더라도 쟁기를 끌 듯 희망의 밭을 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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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빈 (당시 2 세)
유채빈 (당시 2 세)
* 성 별: 여
* 신 장: 90cm
* 두 발: 단발형
* 상 의: 분홍색 스웨터
* 하 의: 흰색 바지
* 신 발: 밤색 구두
* 신체특징: 왼쪽 손등에 화상자국, 보조개 있음
* 발생일자: 2003년 11월 22일
* 발생장소: 충남 공주시 신관동 시외버스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