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섭 시인] 기부문화의 걸림돌 기부절차
  • 07.07.27 08: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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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익명의 60대 여성 이모씨가 4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고려대 안암병원에 기증했다. 무더위를 식혀주는 청량감과 함께 큰 감동을 준다. “재물에 집착하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는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거액의 재산을 아낌없이 희사했다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작고한 이씨의 어머니는 교육계에 몸담았다가 교단을 떠난 후 운수업으로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 발전에 써 달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고, 알려지는 것을 꺼려 기부행사를 비공개로 치르고 사진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씨는 집에서 가까운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몇 번 진료를 받았을 뿐 고려대와 특별한 관계는 없으며 국립병원을 찾았다가 기부절차가 너무 복잡해 포기했다고 한다. 까다로운 기부절차가 기부문화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지난 5월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70대 할머니가 전세 보증금 400만원과 100만원이 든 저금통장을 유산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다. 저금통장 100만원은 그 할머니를 10년 넘게 돌봐준 서울 동대문구청 복지서비스연계팀장이 내 놓은 돈이다. 500만원을 채우고 싶다며 머리카락이라도 팔려고 하자 그 팀장이 선뜻 내놓았다. 문제는 공무원인 팀장도 유산기부 절차를 도와주면서 “이렇게 까다롭고 복잡한지 몰랐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외국에서는 유산을 기부할 때 생전에 재산목록을 작성해 두고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 계획적으로 한다. 각종 재단 및 단체, 학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상속인 지정, 상속계획 등을 통한 증여기부 방법과 세금혜택 등에 관한 상세한 안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좋은 뜻에서 작은 봉사단체에 익명으로 기부하려고 해도 간단치 않다. 우선 그 단체가 기부금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허가받지 않은 봉사단체라면 그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회비형식으로 기부해야한다.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이다.
유산을 기부하려면 우선 현금, 예금, 유가증권, 부동산 등 재산목록을 정리해야 한다. 기부 대상도 막연히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써 달라’는 식이 아니라 특정 대학이나 단체, 병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여 기부 방법과 기간, 후속 조치까지 조목조목 명시하는 규정을 따라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한국은 기부문화의 후진국형이나 다름없다. 평생 억척같이 모은 재산을 대학교에 기부하는 할머니들이나,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에 집중되는 현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싶어도 방법이나 기부절차를 몰라 망설이거나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여지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적인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를 전제로 까다롭고 복잡한 기부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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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섭(당시 8 세)
김유섭(당시 8 세)
*성 별: 남
*신 장: 120cm
*두 발: 스포츠형
*상 의: 검정 점퍼
*하 의: 회색 바지
*신 발: 검정 운동화
*신체특징: 눈썹이 진하고 검은 편임
*발생일자: 2003년 2월 6일
*발생장소: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