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섭 시인] 노인학대 두고만 볼 것인가
  • 07.06.21 08:53:33
  • 추천 : 0
  • 조회: 3080
지난 주말 서울 명동거리에 나갔다가 이색풍경을 목격했다. ‘당신의 부모님을 안아주세요’ 라고 쓴 플랜카드 앞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캐릭터 인형이 오가는 시민들을 안아주고 함께 기념촬영을 한다.
청바지에 노란 조끼를 입은 젊은이들이 ‘노인학대 신고는 1577-1389’ 피켓을 들고 가두 행진을 벌인다. ‘노인 학대는 현대판 고려장입니다’ ‘노인 학대는 여러분의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는 등의 문구를 담은 피켓과 어깨띠를 두른 노인들이 뒤따른다. 한 쪽에서는 효도서약서 쓰기, 노인 체험하기, 사진전시회, 노인학대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펼친다.
알고 보니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을 맞아 노인학대예방센터가 주관한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이다. 노인의 날이 있는 건 알았지만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6월 15일은 UN과 세계보건기구가 UN NGO 기구인 세계노인학대방지망(INPER)과 함께 세계 모든 나라에서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함께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해 지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부산에서 선포식을 열어 동참했으며 올해가 두 번째 행사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령화시대 노인학대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지난해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학대 신고사례를 분석한 결과 2027건의 신고건수 가운데 가해자의 89%가 자녀와 배우자, 친척 등 친족으로 밝혀졌다니 동방예의지국의 경노효친 사상이 실종된 서글픈 현주소다. 학대 유형별로는 언어 정서적 학대가 가장 많았고, 나 몰라라 방임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폭력적인 신체적 학대와 용돈조차 주지 않는 재정적 학대도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일 이른 아침 약수터 산책을 하러 나섰다가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노인이 담배 한 개피만 달라고 해서 드렸더니, 한 개피만 더 달라고 한다. 스스로 염치없다고 여겼는지 “자식들이 담배 사 피울 용돈도 주지 않는다”고 털어놓아 콧등이 시큰거렸다. “요즘은 거리환경이 깨끗해져 담배꽁초도 별로 없다”고 덧붙인다.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신고를 할 정도면 오죽 학대를 받았겠는가. 자식들에게 버림받아 길 가에 내팽개쳐진 상황에서도 자식들 이름은 밝히지 않는 모성애처럼, 학대를 받으면서도 드러내 놓지 않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노인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가족들의 노인 부양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학대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회시스템 보완이나 노인학대방지법 등의 제정도 필요하지만 학대받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와 이웃의 관심이 우선이다. 학대받는 이웃 노인이 있으면 세상에 알려 해결책을 모색해 주는 것이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지렛대 역할이 될 수 있다.

Tags :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  
김하은 (당시 8 세)
김하은 (당시 8 세)
* 성 별: 여
* 신 장: 120cm
* 두 발: 옅은 갈색 어깨보다 약간 긴 머리
* 상 의: 흰 바탕 핑크무늬 티셔츠
* 하 의: 베지색 7부바지
* 신 발: 흰 바탕에 주황색 무늬 운동화
* 신체특징: 검은 피부, 오른쪽 윗 볼에 찰과상 흔적, 좌측 코옆에 물린 자국, 앞니 1개 빠짐
* 발생일자: 2001년 6월 1일
* 발생장소: 전남 강진군 강진읍 평동리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