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철 목사] 눈이 달린 도토리처럼
  • 20.10.14 13: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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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잘 보냈는지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하면서도, 고향을 찾아 선친들께 인사를 하고, 서로 만나 음식을 나누고, 반가운 마음으로 악수를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주는 일을 삼간 것은 영 어색하고 허전한 일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충분히 누리는 것이 추석의 진정한 즐거움이니 말이지요. 어서 속히 코로나19가 잦아들어 마음속 아쉬움으로 남았던 감흥을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요, 요즘은 도토리가 흔해진 것 같습니다. 가을 산길을 걷다 보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숨바꼭질을 하듯이 반짝이며 윤기가 나는 도토리가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을 보는 것은 가을 산을 걷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예년 같으면 도토리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라지기도 했고, 그러다간 내 차례가 오겠냐 싶은지 아예 나무를 털어 도토리를 따가는 모습도 흔했는데, 겨울을 맞는 동물들에게 먹을 걸 양보하자는 마음에 서로 공감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도토리와 관련된 재미난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도토리는 들판을 내다보며 연다’는 속담이 그것입니다. 도토리가 들판을 내다보며 열린다니, 속담대로라면 도토리에 무슨 눈이라도 달렸나 싶습니다. 도토리에 눈이 어디 있을까만, 설령 눈이 달렸다 해도 어찌 들판을 내다본다고 했을까 의아합니다. 굳이 바라본다면 자기를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람쥐나 청설모를 바라보는 것이 맞겠다 싶은데 말이지요. 

도토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과일나무들은 해거리를 합니다. 한 해 열매가 많이 열리면 다음 해에는 적게 열리는 것이지요. 욕심을 부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아는, 나무의 지혜라 여겨집니다. 

도토리가 들판을 보고 열매를 맺는다는 말은 해거리를 설명하는 말이 아닙니다. 해거리 이상의 깊고 귀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도토리는 들녘의 농사가 흉년이 들면 식량에 보탬이 되라고 많이 열리고, 농사가 풍년이면 조금만 열린다는 뜻을 담고 있으니 말입니다. 

들판을 내다보면서 농사의 풍흉 여부에 따라 열매 맺는 양을 달리한다는 도토리, 어디 도토리에 그런 마음이 있고 그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가 있을까만, 그럴수록 도토리 이야기는 귀하게 와닿습니다.

산에서 자라는 도토리나무도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무엇 하나 우리의 삶과 무관한 것은 따로 없다는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때마다 먹을 것을 주시는 하늘의 은혜를 도토리를 통해서 헤아리는 것도 귀합니다. 이것이 모자라면 저것으로 채우시는 하늘의 은총을 도토리를 통해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도토리의 마음을 우리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은 그만큼 아름다운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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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 (당시 4 세)
최진호 (당시 4 세)
*성 별: 남
*신 장: 101cm
*두 발: 짧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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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의: 청바지
*신 발: 검정색구두
*신체특징: 귀가 당나귀귀처럼 크고, 쌍거풀 있으며, 왼쪽볼에 손톱자국 있음
*발생일자: 2000년 5월 7일
*발생장소: 경기도 안산시 안산4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