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판권 교수] 일상: 꽃은 피고 지고
  • 20.03.30 13: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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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일상이다. 일상은 매일 늘 그런 모습이다. 일상은 일부러 하지 않고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일상은 하지도 않는데도 스스로 그러한 모습, 즉 ‘무위자연(無爲自然)’과 같다. 무위자연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자와 장자의 노장사상과 맞닿아 있다. 일상은 모든 생명체의 삶이다. 일상이 원활하지 못하면 삶도 힘들다. 그러나 일상은 인간이 우주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아가듯이 워낙 자연스러워서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사는 곳에 매실나무 꽃은 피었다가 졌다. 목련꽃은 한창 피었다가 잎이 땅에 떨어진 것도 있다. 목련 옆에는 개나리꽃이 만개했고, 명자꽃도 벌들을 유혹하느라 정신이 없다. 길을 걷다가 꽃을 바라보면 아름다워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다. 그런데 아름다운 꽃을 보려면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몸을 바짝 붙이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다른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항바이러스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서 실시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인간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다. ‘인간(人間)’의 한자는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뜻한다. 사람과 인간은 다른 개념이다. 사람은 한 존재 자체를 의미하지만, 인간은 사람의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사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했다. 사이가 좋지 않으면 분쟁이 일어난다. 친구든, 부부든, 부모 자식이든 사람들이 좋은 사이를 만들 때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한 사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전 세계인들이 일상을 잃어버렸다. 일상을 잃어버린 것은 결국 좋은 사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인들은 모두 인간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상을 회복할 수 없다.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일정한 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보면 모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있다. 그래야만 빛을 받아들이고, 꽃과 잎과 열매를 부딪치지 않고 만들 수 있다. 나무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뿌리 덕분이다. 뿌리가 모든 것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나무의 뿌리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인 CPU에 해당한다.
뿌리는 근본이다.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는 인간이 근본으로 돌아가길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간 인류가 쌓아 올린 성과는 코로나19로 무너질 위기를 맞았다. 인류가 만든 최첨단 기술도 바이러스 하나를 잡는데도 역부족이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기회에 신종 바이러스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처럼 앞으로도 신종 바이러스가 계속 일어나면 인류는 일상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근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고, 근본으로 돌아가야만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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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사무엘(당시 3세)
최사무엘(당시 3세)
*성 별: 남
*상 의: 노랑색 스웨터
*하 의: 창바지
*신 발: 검정색 장화
*신체특징: 장애등급은 없으나 지능이 낮고 신체발달이 늦은 편임, 엄마 아빠 정도의 말만 할 수 있음
*발생일자: 2006년 1월 28일
*발생경위: 보호자가 화장실 간 사이 실종됨
*발생장소: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애경백화점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