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 스님] 모든 존재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
  • 20.01.29 1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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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목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필자가 출가한 무렵, 사찰도 가난해서 목욕할 때 물을 아끼고자 뜨거운 물을 여러 사람이 재활용하며 썼다. 또 필자가 어릴 때는 물을 데운 뒤 큰 고무통에 들어가게 하고, 목욕했던 기억이 있다. 몇 십년 전은 우리나라가 잘 살지 못해 연세 드신 분들 중에는 목욕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일본 19세기에 살았던 스님의 목욕 이야기다. 의산儀山 선사가 목욕을 하려고 제자에게 물을 데우라고 하였다. 물을 데운 뒤 의산이 욕통에 들어갔는데, 너무 뜨거웠다. 의산은 제자를 불러 ‘물이 너무 뜨거우니 급히 찬물을 갖고 와 부으라고 하였다. 제자가 찬물이 담긴 물통을 가져와 붇는 도중, 선사가 그만 부으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는 물통에 남아 있던 찬물을 그냥 바닥에 쏟아 버렸다. 그러자 선사가 꾸짖으며 말했다.
“멍청한 것! 크든 작든 어떤 것이든 그 쓰임이 있거늘 어찌하여 너는 물을 그냥 버리느냐? 그 물을 나무에 주면 나무도 좋고, 물도 제 역할을 하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물을 함부로 낭비하느냐?”
제자는 스승의 충고에 깨달음을 얻고, 어떤 것이든 그 쓰임이 있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자 자신의 호를 ‘적수滴水’라고 하였다. 훗날 사람들은 그를 ‘적수화상(1822~1899)’이라고 불렀다. 물 한 방울에도 그 존재로서의 역할이 있으며, 소량의 물일지라도 모든 사물의 밑바닥에 스며들어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소중한 존재이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 못생긴 것은 못생긴 대로 모난 것은 모난 대로 다 쓰임이 있는 법이다. 수년 전 어느 산골 절에서 굴곡진 모양 형태를 그대로 활용해 지은 정자를 보았다. 이 정자의 멋스러움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어릴 적, 모친은 솜씨가 좋으셔서 한복이나 옷을 만들어 주셨다. 동네 분들이 어머니께 옷 지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겨울 스웨터나 장갑까지 어머니께서 짜주셨다. 그런데 어머니는 자투리 천이나 작은 뭉치의 실을 버리지 않고, 큰 박스에 모아놓았다. 어린 눈에 쓸데없는 짜투리 천과 실인데, 어머니는 종종 그것들을 활용해 옷을 짓거나 자투리 실로 장갑 등을 짜주었다.
TV 연속극이나 영화에서도 주연배우만으로는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체로 조연들의 명품 연기로 영화나 연속극이 작품성을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어느 유명 배우는 이런 말을 하였다. 자신은 무명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작은 엑스트라 연기를 할 때도 자신이 마치 주연배우처럼 열심히 했다’고 … 필자 생각에 아마 그 배우는 비록 작은 연기지만, 최선을 기울여 노력했기 때문에 훗날 성공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다시 맨 앞 내용으로 돌아가자. 작은 물 한 바가지도 그 쓰임의 역할이 있듯이 이 세상 어떤 존재이든 그 나름대로의 존재가치가 있는 법이다. 모든 것... 어느 존재이든... 함부로 다루지 말고,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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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성(당시 6세)
김정성(당시 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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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특징: 파마머리를 올린 머리로 묶음, 흰색 민소매티셔츠, 청치마 착용
*발생일자: 2006년 8월 4일
*발생경위: 공중전화 거는 사이 없어짐
*발생장소: 대구광역시 중구 한일시네마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