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판권 교수] 하루하루 닮아가는 시간 여행
  • 18.10.01 11: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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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는 세월이다. 하루하루는 인생이다. 누구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은 곧 바퀴와 같다. 바퀴는 둥글다. 그래서 바퀴는 시작도 끝도 없다. 나무의 줄기도 바퀴처럼 둥글다. 나무는 둥근 자국을 몸속에 차곡차곡 쌓아 나이테를 만든다. 나이테는 나무의 삶이다. 나무가 둥글게 세월의 흔적을 남기는 것은 시작도 끝도 없는 세월의 원리를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나무의 삶이야말로 인간이 나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람은 나무와 같은 세상을 하루하루 살지만 몸속에 둥근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둥근 흔적보다는 모난 흔적을 남긴다. 인간이 만든 모난 흔적은 곧 긴장이다. 긴장은 모든 생명체에게 적잖은 고통이다. 생명체들의 죽음은 이 같은 고통이 계속 쌓이면서 발생한다. 특히 인간의 긴장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생긴다. 만남이 잦을수록 긴장의 강도도 높아진다. 그래서 인간은 긴장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루하루는 변화다.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변화를 경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누구나 경험하는 변화지만 사람마다 경험하는 변화는 다르다. 어떤 사람은 의미 있게 변화를 경험하지만 어떤 사람은 의미 없게 변화를 경험한다. 이는 하루를 의미하게 보내는 사람과 무의미하게 보내는 차이를 뜻한다. 누구나 같은 하늘 아래 하루하루를 살지만 행복한 사람도 있고 불행한 사람도 있다. 나는 하루하루 의미 있는 삶을 위해 가능하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서 보낸다. 어떤 사람은 혼자서 보내면 외로워서 견디지 못하지만 혼자 있는 것이 곧 외로움은 아니다. 외로움은 혼자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기 때문에 생긴다. 
구순의 아버지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살아간다. 나는 아버지를 만나 몇 마디 나누지 않고 헤어진다. 그러나 아버지는 결코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근래 거의 1년을 병원에서 보내는 아버지는 혼자서도 하루하루를 큰 고통 없이 보낸다. 병원에서 텔레비전도 보고, 소설 삼국지도 읽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하루 당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자식에게 정신적으로 기대지 않고 하루하루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가는 아버지가 대견스럽다. 나는 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나이 들어 아버지처럼 살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 나는 4형제 중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다. 그래서 자식들은 간혹 나를 통해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릴 적에는 아버지를 닮았다는 소리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 닮았다는 소리가 정겹다. 어떤 생명체든 누군가를 닮는다. 닮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인생은 곧 누군가를 닮아가는 시간이다. 
인류의 역사는 닮아가는 시간의 기록이다. 내가 부모를 닮아가듯 나의 자식들도 나를 닮아가면서 나이를 먹는다. 한 민족의 정체성은 태어난 곳의 자연을 닮아가면서 형성된다. 그래서 한 인간의 몸속에는 한 존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자연이 가득하다. 하루하루 시간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소중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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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당시 2 세)
최재혁 (당시 2 세)
* 성 별: 남
* 신 장: 90cm
* 두 발: 검정 스포츠형
* 상 의: 흰색 남방
* 하 의: 멜빵 청바지
* 신 발: 곤색 운동화
* 신체특징: 곤색 모자 착용
* 발생일자: 2002년 10월 5일
* 발생장소: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