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판권 교수] 길이 길을 잃은 시대
  • 18.03.19 11: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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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길은 소통의 중심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나무 등과 만나기 위해 육지에서 수없이 많은 길을 만들었다. 세계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매일 매일 길을 만들고 있다. 인류가 만든 육지의 길은 아날로그에 지나지 않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도 여전히 소통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육지의 길이 지닌 역할은 줄어들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다. 
육지의 길은 흙길, 돌길, 흙과 돌의 혼합길, 시멘트포장길, 아스팔트길 등 아주 다양하다. 이 같은 다양한 재질의 길에는 역사의 숨결이 숨어 있다. 육지의 길에 숨어 있는 역사의 숨결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육지의 길은 그간의 문명 발달의 정도에 비례할 만큼 빠른 속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인류는 빠른 속도로 변한 길 덕분에 소통의 시간도 줄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변한 길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한 길이 자신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 덕분에 방방곡곡을 아주 편리하게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을 다니면 지금도 쉬지 않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는 현장을 만난다. 심하게 표현하면 전국은 공사판이다. 그런데 새롭게 만드는 길 중에는 처음 길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의 길을 없애고 만들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길이 길의 역사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국의 길 중에는 후자에 해당하는 사례가 아주 많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고속 성장의 국가일수록 후자의 사례가 많다. 후자의 사례가 많은 국가일수록 전통의 길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전통시대의 건물은 남아 있지만 전통의 길이 남아 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의 길이 사라진 전통의 건물은 뭔가 어색하다. 
나는 이 시대를 ‘길이 길을 잃은 시대’라 규정한다. 이는 길이 자신의 길을 잃어버린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길을 잃은 채 길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아 아주 빨리 달리지만 정착 목적지에 도착하면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새롭게 만드는 길은 넓고 빨리 달릴 수 있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육지 길에는 역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육지의 길에 역사가 없다는 것은 길에 기능만 부여하고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그 이유는 삶에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고전(古典)에 의지하는 것은 선인들의 역사와 경험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선인들의 역사와 경험을 간직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육지의 길 중에는 고전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고전 같은 길에는 관심이 거의 없지만, 그러한 길이 많을수록 문화 수준은 높다. 지금은 길의 기능성만이 아니라 가치성까지 생각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길의 가치성은 곧 사람이 가야 할 길을 의미한다. 그래서 길은 곧 도(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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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당시2세)
박민주 (당시2세)
성 별: 여
신 장: "80" cm
두 발: "파마기 있는 단발머리"
상 의: "반팔 흰색 티셔츠"
하 의: "청치마"
신 발: "검정 단화"
신체특징: "머리 우측 속에 팥알만한 붉은 점 있음. "
발생일자: 5/5/2002
발생장소: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