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철 목사] 버리려던 시계를 고치며
  • 18.03.14 11: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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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주 동안 미국을 다녀오며 겪었던 작은 일 한 가지가 있습니다.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가 어느 순간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는 선배가 취임식 자리에서 기념품으로 준비한, 일종의 사은품에 해당하는 평범한 시계입니다. 비행기를 갈아타는 등 시간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 많아 시계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는데, 생각지 않았던 순간 시계가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시계와 시곗줄 사이를 연결하는 핀이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주변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1cm 정도 되는 핀은 어디에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작은 핀 하나가 없어지자 시계를 찰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할 수 없이 시계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고, 때마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정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때마다 시간을 확인하던 시계가 없어지자 불편함이 컸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어 시계를 수리하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핀 하나를 팔면 될 것 같은데, 수리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며 시계를 맡기라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계를 맡긴 뒤 다시 한 번 가게를 찾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또다시 핀이 빠져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인지 시계 바늘도 멈춰 서고 말았습니다. 수명이 다했나 싶어 시계를 아예 가방 안에 넣었고, 이제는 고치는 대신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귀국을 하여 가방을 정리하던 중 시계가 나왔습니다. 줄은 빠지고 바늘은 멈춰선 시계, 그래도 혹시나 싶어 동네에 있는 가게를 찾았습니다. 잘 아는 분이 주인으로 있는 시계방입니다. 고칠 수 있으면 고치고, 그렇지 않으면 하나 새로 사야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주인은 시계를 받더니 일단 배터리를 확인했습니다. 배터리를 분리해 확인을 하니 수명이 다한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는 핀을 끼우는 순서, 그런데 핀의 구멍을 가만히 살핀 주인은 구멍 하나가 얕게 파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핀이 쉽게 빠질 수밖에 없던 이유를 찾아낸 것이지요. 
주인은 책상 위에 있던 작은 드릴을 통해 핀을 넣는 구멍을 뚫기 시작했습니다. 매우 정교한 드릴이었는데, 그렇게 작은 드릴은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몇 차례에 걸쳐 구멍을 더 깊이 뚫은 주인은 구멍과 구멍 사이의 간격을 역시 정교한 자로 잰 뒤, 그에 알맞은 핀을 찾아 시곗줄을 연결하였습니다. 
시계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버림당할 뻔한 시계는 그렇게 되살아났습니다. 시계를 버리고 얼마든지 새로운 시계를 팔아도 되었지만, 공들여 시계를 살려내는 주인의 마음이 여간 미덥지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알았기 때문일까요, 시계는 전보다도 더 열심히 부지런히 가는 것 같았고요. 생명을 살려내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요? 포기하지 않고 정성을 쏟는다면 죽어가던 많은 것들은 얼마든지 새로운 생명으로 되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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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당시 9 세)
김성주 (당시 9 세)
* 성 별: 여
* 신 장: 120cm
* 두 발: 짧은 편이나 뒤로 묶음
* 상 의: 흰색 바탕의 어깨는 주황색 반팔 티셔츠
* 하 의: 주황색 칠부바지
* 신 발: 하늘색 샌들
* 신체특징: 쌍꺼풀 있는 눈, 가마가 특이함, 눈주위에 흉터, 왼쪽 어깨에 콩알만한 점, 말이 어눌함.
* 발생일자: 2000년 6월 15일
* 발생장소: 전남 강진초등학교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