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섭 시인] 입 조심하듯 손가락 조심
  • 17.06.16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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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폭탄’ 대신 ‘문자 행동’이란 명칭을 쓰자. 집권 여당이 된 홍보 전문 국회의원의 제안이다. 문자 폭탄은 문자의 양을 이야기하지만 문자 행동은 용기 있는 실행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야당 의원들이 인사청문회서 후보자 신상에 대한 검증 발언을 할 때는 물론 정책 질의를 해도 무차별 문자 폭탄 세례를 받는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내놓은 대안이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는 건 아니다. 
1만여 통의 욕설과 폭언, 협박 등 인신공격성 문자 폭력으로 전화까지 바꾼 야당 의원이 ‘문자 행동’이라고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국회의원들도 무차별 문자 폭탄은 테러 수준이라며 법적 대응을 벼른다. 보통시민들이 착한 일을 하고도 문자 폭탄을 받는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분통 터지겠는가. 
#사례1 : 지난달 9일 전남 나주시에 사는 대학생 송 모 양은 치료비를 마련 못해 병원 앞에서 울고 있는 일용직 중년 남성에게 20만원을 건넸다. 돈을 받은 남성은 아들의 도움을 받아 페이스북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자기가 지어낸 것 아니냐’ ‘나도 아픈 척하면 20만 원 주냐’ 등 악성 댓글이 올라와 다음 날 삭제됐다. 
일반인들이 선행을 하면 ‘조작일 것’, ‘관심 받아보려는 꼼수’ 등의 댓글이 달린다. 유명인들의 선행 기사에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는 수작’, ‘조용히 기부해라’ 등 악플이 꼬리를 문다. 
#사례2 : 지난 3일 주부 김 모 씨는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려 서울 강남의 한 호텔을 찾았다. 60대 남성에게 이끌려 호텔로 들어서던 20대 여성이 김 씨 친구의 옷깃을 잡고 도움을 요청했다. 김 씨 일행은 대학 동기인 척하다가 그 여성을 호텔 밖으로 데려 나와 위기에서 구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여인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 비서로 성추행 당했다는 진술을 듣고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았다고 한다. 
CC(폐쇄회로)TV가 공개되면서 피해 여성과 김 씨 일행은 ‘꽃뱀 사기단’으로 매도당했다. 김 씨는 악플러들을 고소하기 위해 남편과 동생, 친구들까지 동원하여 페이스북과 트위터 글을 캡처하니 A4 용지 98쪽 분량이라고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에 얼마나 시달리는지 이해간다. 
#사례3 : 50대 대학 강사 이 모 씨는 평생 모은 재산 8,000억 원을 교육 사업에 내놓은 구순의 기업가에게 ‘가짜 기부천사’, ‘가정 폭력범’ 등 헐뜯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3년 구형보다 센 5년 중형을 선고했다. 5년 전에도 명예훼손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다 반성의 기미도 없이 허위주장을 내세워 가중처벌을 내렸다. 악의적 비방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판결이다. 
소통과 화합, 치유의 선플 운동이 확산된 지 10년이 돼도 악플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악플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피해자에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밀양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14년이 지났어도 당시 철없이 달았던 댓글은 ‘주홍 글씨’가 됐다.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하듯 악플 다는 손가락을 조심하지 않으면 철장 신세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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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당시 2 세)
최재혁 (당시 2 세)
* 성 별: 남
* 신 장: 90cm
* 두 발: 검정 스포츠형
* 상 의: 흰색 남방
* 하 의: 멜빵 청바지
* 신 발: 곤색 운동화
* 신체특징: 곤색 모자 착용
* 발생일자: 2002년 10월 5일
* 발생장소: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